신용회복경험담
안정된 직업도 위기를 막아주진 못했습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4.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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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평범한 가장, 안정된 삶
저는 지방 시청에서 근무하는 46세 공무원입니다. 20대 후반에 임용되어 성실하게 근무해왔고, 결혼 후 두 자녀를 키우며 비교적 평범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수입이 많지는 않아도, 매달 나오는 월급으로 아이들 학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며 알뜰하게 살고 있었죠. 아이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서 교육비가 점점 늘어났지만, 그래도 큰 걱정 없이 지냈습니다. 그러던 중, 지인의 권유로 주식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전개: 욕심이 부른 무너짐
처음엔 소소하게 몇 종목 사보는 정도였습니다. 하루에 몇 만원 수익이 나면 괜히 기분이 좋고, 그게 점점 습관이 되었죠. 그러다 코로나 이후 증시가 폭등하던 시기에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레버리지까지 이용하게 됐습니다. 신용거래와 CFD, 마이너스 통장, 카드론, 그렇게 자금이 늘어나니 수익도 커졌지만, 어느 순간 시장이 급락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조급함에 무리한 매수를 반복했고, 그렇게 2년 3개월 동안 9천만 원 가까운 빚이 쌓였습니다. 증권사 2곳의 신용거래, 카드사에서의 현금서비스, 그리고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까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3. 위기: 무너지는 자존감과 결심
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살아야 할 시기에, 빚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있자니 자존감이 바닥을 쳤습니다. 한때는 밤에 잠이 안 와서 거실에 혼자 앉아 눈물을 삼킨 적도 있었죠. 아이들 학원비를 밀려가면서도 티는 낼 수 없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부인에게 빚 상황을 털어놓았을 때였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충격을 받았지만, 그녀는 덤덤하게 말했습니다.
“당신도 사람인데 실수할 수 있어. 중요한 건 지금부터잖아.”
그 말이 정말 큰 위안이었고, 더 이상 숨을 수도 도망칠 수도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몇 주간 고민 끝에 ‘개인회생’이라는 제도에 대해 알아보게 되었고, 상담을 예약했습니다. 처음 문을 열고 들어갈 때 마음은 무거웠지만, 생각보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분위기에 안도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으로 마주한 현실, 그리고 희망
상담 이후 준비해야 할 서류들이 많았습니다. 급여 명세서, 대출 내역, 지출내역 등 꼼꼼히 정리하면서 제 삶을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접수 후 법원 인가까지는 약 4개월 정도 걸렸고, 무사히 개인회생이 인가되었습니다.
제 수입(세후 약 360만 원)을 기준으로, 생활비를 제외한 월 약 65만 원씩 3년간 납부, 총 2,340만 원만 변제하고 나머지 금액은 탕감받는 계획이었습니다. 변제계획을 따르기 위해 가족과 소비 습관도 바꾸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였습니다.
법원 출석 당시, 담당 판사님이 제 직업과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계셨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안정된 직장도 위기 앞에서는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처음으로 인정받는 느낌이었달까요. 그날 이후, 제 마음도 조금씩 가벼워졌습니다.
5. 결말: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현재 개인회생 2년 차입니다. 매달 꾸준히 납부 중이고, 소소하지만 부업으로 콘텐츠 리뷰 활동도 병행하며 수입을 늘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족과의 신뢰가 회복된 것이 가장 큽니다. 아이들 역시 예전보다 아빠를 더 자주 찾고, 저도 예전처럼 위축되지 않고 아이들과 눈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이제 주식 앱은 삭제했고, 재테크 대신 가계부 쓰기와 예적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실패였지만, 그것이 제 인생을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게 해준 계기가 되었기에, 후회보다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냅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빚에 허우적거리고 있다’면, 혼자 끌어안지 말고 꼭 상담을 받아보세요. 개인회생은 ‘마지막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제도입니다.